
최근 뉴스에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관세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며, 시장의 긴장감이 서서히 퍼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이번 이슈는 글로벌 금융 시장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저도 예의주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이 상황을 보며 저는 문득 1971년의 '닉슨 쇼크'가 떠올랐습니다. 당시 닉슨 대통령이 단행한 금본위제 폐지, 수입품 관세 부과, 가격 통제 등의 조치가 단기간에는 별 효과가 없었지만, 이후 수십 년 동안 세계 경제의 판을 바꿨던 사건이죠.
그때와 지금이 100% 같다고 할 순 없지만, 역사에서 힌트를 얻는 건 투자자에게 늘 중요한 전략입니다. 오늘은 ‘트럼프 관세’가 장기적으로 어떤 파장을 불러올 수 있을지, 닉슨 쇼크와 비교해 정리해보려 합니다.

닉슨 쇼크 되짚어보기: 한 번의 정책이 만든 10년의 파장
닉슨 대통령은 1971년, 무역 적자를 해결하고 미국 제조업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세 가지 주요 조치를 취했습니다.
• 금본위제 폐지
미국 달러와 금의 교환 비율 고정제를 종료하면서 세계 환율 체계에 큰 변동성이 생겼습니다. 이는 기업들이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었고, 국제 무역도 불안정해졌습니다.
•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
특히 일본과 독일 등 주요 교역국을 겨냥한 조치였는데, 단기적인 효과는 미미했습니다. 오히려 보복 관세나 협상 긴장을 불러왔죠.

• 가격 및 임금 통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도였지만, 오히려 공급 부족과 임금-물가 상승 악순환을 만들며 부작용이 컸습니다.
이 조치들은 결국 1970년대의 대표적 경제 키워드인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 경기 침체)**을 불러왔고, 글로벌 금융 구조 자체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트럼프 관세, 다시 찾아올 ‘쇼크’의 전조?
이번에도 상황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오늘날은 1971년보다 훨씬 더 금융화가 고도화된(hyperfinancialised) 시대입니다. 정책 하나가 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몇 배는 더 커졌죠.
과거를 돌아보면, 닉슨이 관세를 철회하는 데 고작 4개월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그 파장은 수십 년간 지속됐습니다. 금리 파생상품, 외환 선물, 옵션 등 현대 금융상품들이 이 시기를 기점으로 본격 발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활 시도가 오늘날 금융시장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요?
예상 가능한 변화들: 닉슨 때처럼 되풀이될까?

• 글로벌 공급망 재편
관세가 다시 도입된다면, 많은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옮기려 할 겁니다. 특히 정치적으로 안정적인 국가로 눈을 돌리겠죠. 이는 신흥국 투자 흐름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관세로 수입품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 물가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다시 제기될 수도 있습니다.
• 금리와 자산시장 변동성 확대
불확실성이 커지면 채권·주식 시장도 출렁일 가능성이 큽니다. 금이나 원자재처럼 실물 자산에 대한 수요가 다시 부각될 수 있겠죠.
• 새로운 금융 상품 등장
닉슨 쇼크 당시처럼, 환율이나 원자재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금융 상품이 등장할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금융업계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 경제 블록화 심화
관세 정책은 궁극적으로 글로벌 협력보다는 자국 중심 블록 형성을 촉진합니다. 미국이 관세를 강화하면, 다른 국가들도 경제 동맹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맹국과 중앙은행: 정책 결정의 핵심 변수
흥미로운 점은, 닉슨도 당시 캐나다 등 동맹국에게까지 관세를 부과했다가 곧 철회했다는 사실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지만, 동맹과의 정치적 협상 여지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중앙은행의 역할입니다. 닉슨은 자신의 관세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연준(미국 중앙은행)에 통화 완화 압력을 넣었고, 이는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통제를 실패로 이끈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오늘날도 정치적 압력이 통화 정책 독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행보는 시장에 매우 민감한 이슈가 될 것입니다.
트럼프 쇼크, 새로운 전환점이 될까?
개인적으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한다면 단기적인 관세 부과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다만 그것이 과거처럼 세계 경제 질서를 흔드는 수준의 장기 파장으로 이어질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죠.
하지만 분명한 건, 역사적 경험은 우리에게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에 대한 통찰을 줍니다. 자산 배분을 재검토하고, 리스크 헷지를 고민하며, 글로벌 공급망과 환율 변동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 바로 이런 준비가 향후 변화에 대응하는 핵심 전략이 될 것입니다.

닉슨의 4개월짜리 관세 실험이 수십 년에 걸친 금융 시스템 변화를 이끌었듯이, 오늘날의 작은 정책 변화도 장기적으로는 큰 파장을 남길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흐름을 읽고 준비하는 투자자가 되어야겠죠.
저는 이번 이슈를 보며 자산 중 일부를 금, 원자재, 외화 등으로 다양화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때로는 운율을 맞춘다고 하죠.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만들어낼 운율을, 지금부터 예의주시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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